방향을 모르는데도 왜 옵션 가격이 올라갈 수 있을까요? 이번 회차에서는 옵션 가격에 붙는 움직임의 폭, 즉 변동성을 봅니다.
7회차에서는 시간가치를 봤습니다. 같은 주식, 같은 행사가라면 만기가 긴 옵션이 더 비싼 이유는 만기까지 남은 가능성이 더 많기 때문이었습니다.
이번 회차에서는 그 가능성의 크기를 다룹니다. 시간은 가능성이 살아 있는 기간이고, 변동성은 그 기간 동안 가격이 얼마나 넓게 흔들릴 수 있는지에 대한 감각입니다.
현재 주가가 100달러인 주식을 생각해보겠습니다. 30일 동안 99~101달러 사이에서만 움직일 것 같은 주식과, 30일 안에 85달러나 115달러도 갈 수 있을 것 같은 주식은 같은 옵션 가격을 가질 수 없습니다. 행사가 105달러 콜을 산 사람에게는 두 번째 주식이 훨씬 더 많은 가능성을 줍니다.
옵션 가격은 여기서 달라집니다.
여기서 첫 번째 벽이 나옵니다. 방향을 모르는데도 왜 옵션 가격이 올라갈 수 있을까요?
주식투자자는 대개 방향을 먼저 봅니다. 오르면 좋고, 내리면 나쁘다는 감각이 익숙하죠. 그런데 옵션은 방향만 보지 않습니다. 가격이 정해진 행사가 근처까지 도달할 수 있는 폭, 그 폭이 나타날 속도, 만기까지 남은 시간을 함께 봅니다.
그래서 실적 발표 전에는 콜과 풋이 동시에 비싸질 수 있습니다. 시장이 어느 방향인지 확신해서가 아닙니다. 위든 아래든 크게 움직일 가능성을 프리미엄에 반영하기 때문입니다.
이번 회차는 다음 문장으로 묶겠습니다.
변동성은 방향의 확신이 아니라, 만기까지 가격이 움직일 수 있는 범위에 붙는 가격입니다.
변동성을 가장 쉽게 잡는 방법은 시장의 속도라고 보는 것입니다. 천천히 움직이는 시장은 낮은 변동성 시장이고, 빠르게 넓게 움직이는 시장은 높은 변동성 시장입니다.
현재가 100달러인 A주식과 B주식이 있습니다. A주식은 최근 하루 변동이 대체로 0.5달러 안팎입니다. B주식은 하루에 3달러씩 위아래로 흔들립니다. 같은 30일 만기 105콜이라면 B주식 옵션이 더 비쌉니다.
여기서 이 예시에서 그대로 둔 조건은 현재가 100달러, 행사가 105달러, 만기 30일, 금리와 배당 없음이고, 움직인 쪽은 가격이 흔들릴 수 있는 폭입니다. 이 폭이 커지면 105달러에 도달하거나 넘을 가능성이 커지고, 그 가능성이 시간가치에 붙습니다.
변동성은 표준편차의 언어로도 표현됩니다. 예를 들어 선도 가격을 단순히 100으로 두고, 1년 변동성이 20%라고 해보겠습니다. 아주 거칠게는 1년 뒤 가격이 80~120 사이에 있을 가능성이 약 68%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60~140 사이에 있을 가능성은 약 95%로 넓어집니다.
이 숫자는 방향 예측이 아닙니다. 평균을 100으로 두고, 가격이 평균 주변에서 어느 정도 넓게 퍼질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좌표입니다. 옵션 매수자는 이 분포의 꼬리와 폭에 민감합니다.
단, 이 68%와 95% 감각은 정규분포에 가까운 단순 교육용 설명입니다. 실제 자산 수익률은 꼬리가 두껍고, 급락이나 갭처럼 표준편차만으로 설명하기 어려운 움직임이 나올 수 있습니다. 옵션에서 변동성을 배울 때는 “대략적인 폭을 잡는 도구”와 “실제 시장이 그대로 따라주는 약속”을 구분해야 합니다.
만기가 짧아지면 연간 변동성을 기간에 맞춰 줄여서 생각해야 합니다. 실무적으로는 시간의 제곱근을 사용합니다. 1년 변동성이 20%라면 30일 변동 폭은 대략 20% × √(30/365), 약 5.7%입니다. 현재가 100달러 기준으로 30일 한 표준편차 범위가 대략 94.3~105.7달러라는 뜻입니다.
여기서 조건을 연간 변동성 20%, 현재가 100달러로 묶어두면, 결과를 흔드는 변수는 관찰 기간입니다. 같은 연간 변동성이라도 1년 전체의 흔들림과 30일의 흔들림은 같지 않습니다.
이제 행사가 105달러 콜을 다시 봅니다. 30일 한 표준편차 상단이 105.7달러 근처라면, 105콜은 완전히 허무한 권리가 아닙니다. 반대로 30일 예상 변동 폭이 2%에 그친다면 상단은 102달러 근처입니다. 같은 105콜이라도 시간가치가 훨씬 작아집니다.
옵션 가격 모델에서 변동성은 직접 관찰하기 어려운 입력값입니다. 현재 주가, 행사가, 만기, 금리, 배당은 비교적 명확합니다. 하지만 앞으로 얼마나 흔들릴지는 아직 일어나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변동성에는 두 가지 언어가 필요합니다. 하나는 실현변동성입니다. 실제로 과거 또는 미래에 가격이 얼마나 움직였는지를 계산한 값입니다. 다른 하나는 내재변동성입니다. 시장에서 거래되는 옵션 가격을 보고, 그 가격이 어떤 변동성 가정을 품고 있는지 거꾸로 계산한 값입니다.
예를 들어 현재 주가 100달러, 행사가 105달러, 만기 30일인 콜옵션이 있습니다. 모델의 다른 입력을 고정했을 때 연간 변동성 20%를 넣으면 옵션 가치가 1.80달러라고 하겠습니다. 그런데 시장에서는 이 옵션이 2.60달러에 거래됩니다.
이 차이를 설명하려면 변동성 입력을 올려야 할 수 있습니다. 다른 조건을 그대로 둔 채 변동성을 28%로 높였더니 모델 가격이 2.60달러가 되었다면, 시장은 이 옵션을 대략 28% 내재변동성으로 거래하고 있는 셈입니다.
이 예시에서 현재가, 행사가, 만기, 금리, 배당은 그대로 놓고 변동성 입력 하나를 따로 움직여 보면 구조가 더 선명해집니다. 옵션 가격이 더 비싸다는 말은 시장이 더 넓은 가격 분포를 프리미엄에 반영하고 있다는 뜻으로 읽을 수 있습니다.
실적 발표 전 옵션이 비싸지는 이유도 이 구조로 보면 됩니다. 시장은 실적 방향을 완전히 알지 못합니다. 대신 발표 직후 가격이 크게 튈 수 있다는 사실을 압니다. 그래서 콜과 풋의 시간가치가 같이 올라갑니다.
이때 콜이 비싸졌다고 시장이 무조건 상승을 본다는 뜻은 아닙니다. 풋도 함께 비싸질 수 있습니다. 옵션 시장이 가격에 반영하는 것은 방향의 확신보다 움직임의 크기일 때가 많습니다.
변동성이 높아질 때 모든 옵션이 똑같이 반응하지는 않습니다. 등가격 옵션은 총 금액 기준으로 변동성 변화에 민감한 경우가 많습니다. 외가격 옵션은 가격 자체가 작기 때문에 백분율 변화가 크게 보일 수 있습니다.
현재가 100달러인 주식에서 100콜이 4.00달러에서 5.20달러가 되면 1.20달러 상승입니다. 115콜이 0.40달러에서 0.90달러가 되면 총액은 0.50달러 상승에 그칩니다. 하지만 수익률로 보면 115콜은 125% 상승입니다.
같은 기초자산과 같은 만기를 놓고 행사가 위치만 바꿔보면 차이가 선명해집니다. 등가격은 변동성 변화의 달러 영향이 잘 보이고, 외가격은 작은 프리미엄 때문에 퍼센트 변화가 크게 보입니다.
만기도 중요합니다. 같은 변동성 변화라면 7일 만기보다 90일 만기 옵션이 더 많이 반응할 수 있습니다. 변동성이 적용될 시간이 더 길기 때문입니다.
다만 이 말이 긴 만기 옵션이 항상 좋은 선택이라는 뜻은 아닙니다. 긴 만기는 더 많은 가능성을 담지만, 그 가능성의 가격도 더 비쌉니다. 옵션 매수자는 “크게 움직일 것인가”와 함께 “이미 그 움직임이 비싸게 반영됐는가”를 같이 물어야 합니다.
실제로 과거 또는 미래에 가격이 얼마나 움직였는지를 계산한 값입니다. 18%는 지나간 길입니다.
옵션 가격에서 역산한 시장의 변동성 가정입니다. 28%는 시장이 지금 매긴 보험료입니다.
시장에서 거래되는 105콜 가격
금리와 배당은 0으로 고정
변동성만 조정해 시장가를 설명
실전에서 비싸게 돌아올 수 있는 오해는 변동성이 높으면 옵션 매수자에게 항상 좋다고 생각하는 것입니다.
옵션을 이미 들고 있는 사람에게 내재변동성 상승은 대체로 유리하게 작용할 수 있습니다. 특히 롱옵션은 베가가 양수인 경우가 많아서, 시장이 더 큰 움직임을 가격에 반영하면 프리미엄이 올라갈 수 있습니다.
하지만 높은 변동성에서 새로 옵션을 사는 사람은 비싼 보험료를 내고 들어갑니다. 이후 실제 움직임이 그 가격을 정당화하지 못하거나, 이벤트가 끝난 뒤 내재변동성이 빠지면 방향을 맞혀도 손실이 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실적 전 100달러 주식의 105콜을 4달러에 샀다고 해보겠습니다. 실적 후 주가가 103달러로 올랐습니다. 방향은 맞았습니다. 그러나 만기가 짧아졌고, 이벤트가 끝나며 내재변동성이 낮아졌고, 105콜은 여전히 외가격입니다. 옵션 가격이 4달러에서 2달러로 떨어질 수 있습니다.
이 예시에서 주가 방향은 매수자에게 유리하게 변했습니다. 반대로 시간과 변동성은 불리하게 변했습니다. 옵션 손익은 이 세 변수가 합쳐진 결과입니다.
그래서 변동성은 “높다/낮다”보다 “내가 지불한 변동성보다 실제로 더 크게 움직일 것인가”로 봐야 합니다. 이 질문이 들어오면 옵션은 복권처럼 보이지 않고, 보험료와 실제 사고 빈도를 비교하는 문제로 바뀝니다.
사족이지만, VIX를 공포지수라고만 외우면 이 감각을 놓치기 쉽습니다. VIX는 시장이 S&P 500 옵션에 반영한 단기 변동성 가격에 가깝습니다. 공포가 오르면 보통 올라가지만, 더 정확히는 보험료가 비싸진 상태를 보여줍니다.
주가 방향은 콜옵션 매수자에게 유리했습니다.
만기가 하루 줄고, 이벤트 종료 후 IV가 55%에서 28%로 낮아졌고, 105콜은 여전히 외가격입니다.
시간은 불리하게 작용했습니다.
변동성은 불리하게 작용했습니다.
총액 기준 +$1.20. 등가격은 달러 영향이 잘 보입니다.
총액은 +$0.50이지만 퍼센트로는 +125%처럼 크게 보입니다.
남은 시간이 짧으면 변동성이 적용될 시간이 제한됩니다.
같은 변동성 변화라도 적용될 시간이 길어 총액 반응이 커질 수 있습니다.
변동성은 가격이 오를지 내릴지를 말하는 단어가 아닙니다. 가격이 만기까지 얼마나 넓게 움직일 수 있는지를 나타내는 입력값입니다.
옵션의 시간가치는 시간이 길수록 커질 수 있고, 변동성이 높을수록 커질 수 있습니다. 시간은 가능성이 살아 있는 기간이고, 변동성은 그 가능성의 폭입니다.
실현변동성은 실제로 움직인 폭입니다. 내재변동성은 옵션 가격에 들어 있는 시장의 변동성 가정입니다. 옵션을 산다는 것은 방향과 함께 이 내재변동성을 어떤 가격에 사는 일이기도 합니다.
이번 회차의 체크포인트는 세 가지입니다. 첫째, 같은 행사가와 만기라면 변동성이 높을수록 옵션은 비싸집니다. 둘째, 높은 변동성은 기존 옵션 보유자에게는 유리할 수 있지만 신규 매수자에게는 비싼 진입 가격입니다. 셋째, 다음 회차에서 볼 손실 구조는 방향, 시간, 변동성의 조합으로 설명됩니다.
현재 주가가 100달러인 주식을 가정합니다. 행사가 105달러 콜옵션, 만기 30일, 금리와 배당은 없다고 둡니다.
풀이의 핵심: 20% × √(30/365) ≈ 5.7%, 범위는 대략 94.3~105.7달러입니다. 40%라면 약 11.5%, 범위는 대략 88.5~111.5달러입니다. 다른 조건이 같다면 40% 변동성 환경에서 105콜의 시간가치가 더 큽니다.
실적 전 100달러 주식의 105콜이 4달러입니다. 실적 후 주가는 103달러로 상승했지만 옵션 가격은 2달러로 하락했습니다.
아래 세 변수에 대해 유리/불리를 표시해보세요.
점검 기준: 방향은 유리, 시간은 불리, 변동성은 불리입니다. 옵션 손익은 방향만으로 결정되지 않습니다.
오늘 배운 내용을 바탕으로 아래 문장을 완성해보세요.
“옵션을 살 때 변동성을 본다는 것은, 내가 맞히려는 방향보다 먼저 ________가 이미 프리미엄에 얼마나 반영됐는지 확인하는 일이다.”
예시 답안: “만기까지 필요한 움직임의 폭.”
Worksheet A. 20% × √(30/365) ≈ 5.7%, 범위는 대략 94.3~105.7달러입니다. 40%라면 약 11.5%, 범위는 대략 88.5~111.5달러입니다. 다른 조건이 같다면 40% 변동성 환경에서 105콜의 시간가치가 더 큽니다.
Worksheet B. 방향은 유리, 시간은 불리, 변동성은 불리입니다. 옵션 손익은 방향만으로 결정되지 않습니다.
Worksheet C. 예시 답안: 만기까지 필요한 움직임의 폭.
다음 회차에서는 이 질문을 정면으로 다루겠습니다.
주가 방향을 맞혔는데도 옵션에서 손실이 나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오늘 배운 변동성이 그 답의 절반입니다. 나머지는 시간가치 감소와 행사가 위치입니다. 9회차에서는 방향, 시간, 변동성 3축을 한 장의 손익 지도에 올려놓겠습니다.